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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마지막을 함께합니다"…20여년 이어진 호스피스 봉사
서울뉴스싱귤러2024-03-28 22:38:24【초점】6사람들이 이미 둘러서서 구경했습니다.
소개김솔 기자기자 페이지안양 호스피스 선교회, 1988년부터 경기 지역서 간병 봉사목욕·미용·식사·마사지 등 도움 손길…청소년 봉사도 '활기'(안양=연합뉴스) 김솔
안양 호스피스 선교회, 1988년부터 경기 지역서 간병 봉사
목욕·미용·식사·마사지 등 도움 손길…청소년 봉사도 '활기'
(안양=연합뉴스) 김솔 기자 = "제가 봉사하러 나온 하루가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 환자분들에게는 생의 마지막 날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봉사할 때마다 더욱더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증 환자들이 입원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간병 봉사를 하는 정태수(43) 목사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는 일이 갖는 보람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2006년 군 전역 후 간병 봉사 단체 '안양 호스피스 선교회'(이하 선교회) 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부터 선교회장을 맡아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광고정 목사와 봉사자들은 경기 군포 남천병원에 매주, 시흥 새오름가정의원에 격주로 방문해 요양보호사들을 도와 환자들을 돌본다.
정기적으로 봉사하는 회원 100여명으로 이뤄진 이 단체는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들을 위해 목욕, 미용, 식사, 마사지 등 필요한 모든 도움을 준다.
삶과의 작별을 앞둔 이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전하는 말벗이 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시한부 환자가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기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평균 20일 정도.
때문에 정 목사는 오늘이 환자 한 명 한 명을 마주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되새기며 봉사에 임한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백혈병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한동안 목욕을 하지 못했던 22살 청년을 씻겨줬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2주 동안 통증 관리를 한 끝에 간신히 목욕을 받은 환자가 '천국에 온 것 같다. 날아갈 것 같다'며 너무 행복해했거든요. 이런 순간순간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단체가 환자들의 손과 발이 되기 시작한 때는 1998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 지역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환자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자는 신념으로 모인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26년간 이 단체 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간 환자들은 3천 명을 훌쩍 넘는다.
한 번 봉사할 때 보통 10명 안팎의 봉사자가 참여하는데, 환자 한 명을 목욕시키기는 데에만 3명의 도움이 필요하다.
수 시간 동안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목욕탕으로 옮기고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쉴 새 없이 움직이다 보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 일도 다반사다.
더구나 삶과 이어진 가느다란 끈을 서서히 놓아가는 환자들의 마음을 살피는 일은 때때로 봉사자들에게 무거운 마음의 짐을 얹힌다.
그러나 정 목사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분명 이 같은 고충을 뛰어넘는 기쁨을 준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목사는 "봉사가 주는 즐거움에 중독돼서 그런지 단 한 번도 봉사하는 게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며 "오히려 코로나19 때문에 수 년간 봉사를 할 수 없었던 시기에 마음이 더 무거웠던 것 같다"고 했다.
선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중단됐던 봉사를 지난해 3월 다시 시작하면서, 청소년들에게도 호스피스 봉사의 가치를 알려오고 있다.
봉사자들은 안양 신성고등학교에서 호스피스 또는 간병 업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론 및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을 수료한 청소년들이 호스피스 간병 봉사에 동참하기도 하며 그동안 손에서 손을 거쳐 전해진 온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 목사는 "의료·복지와 관련해 진로를 고민 중인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을 주고자 온라인 비대면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호스피스 병동 봉사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sol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2/17 08:02 송고
대박입니다!(1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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